제가 뉴욕 피자를 처음 접했던 건, 정확히 말하면 미국 피자 라고 해야 할것 같네요. 90년대 중반, 미군 부대를 방문할 계기가 있었는데 그곳 스낵바에서 미국 피자를 먹어 봤어요. 당시 한국에선 피자헛이 가장 유명했고 동네 피자 가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야채와 고기가 많이 들어간 피자였는데 미군 부대 피자는 피자가 얇고 다른 재료 없이 토마토소스 위에 치즈만 녹아 있었어요. 맛이 굉장히 짜다라는 게 첫 인상이었고 쫄깃한 피자 크러스트와 감칠맛 나는 토마토 소스, 늘어지는 치즈가 잘 어우러져 왠지 중독감이 드는 맛이었습니다. 평소 짠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짠 맛을 극복하면 계속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죠. 저는 그것이 뉴욕 스타일의 파자 였다라는 걸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피자도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나 들어가는 재료, 맛이 조금씩 다르다 라는 걸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한국 피자, 캐나다 피자, 시카고 피자, 디트로이드 피자, 이탈리언 피자 등 여러 피자를 먹어 봤지만 라면 생각 나듯 느닷없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피자는 뉴욕 피자 인것 같습니다. 근데 만약 제가 이탈리아에 살고 있다면 당연코 이탈리아 피자가 제일 맛있다고 할 것 같아요. 거기다 이탈리아는 피자의 본고장 이니까요. 그렇지만 피자는 이미 세계 여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간식인것 같아요. 라면 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한국에 짜장면집이나 분식집이 동네 마다 있듯 피자도 동네 마다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요. 특히나 오다가다 간식 처럼 한 조각씩 사먹던 기억이 있다면 그 동네에 익숙하듯 그 맛에 익숙해 지고 단순한 맛을 넘어서 향수를 부르고 편안함을 주는 위로가 아닐까 합니다. 어느덧 뉴욕 피자가 더이상 짜지 않게 느껴지고 뉴욕은 여전히 낯설지만 다른 지역에 가면 문득 생각나고 먹고 싶어지는 걸 보면 뉴욕 피자는 거칠고 투박한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저에게 위로가 됐나 봅니다.
그럼 피자 집 두 곳을 소개 하겠는데요, 첫번째 곳은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Joe’s Pizza 입니다. 뉴욕에서 구글로 joes 까지만 쳐도 Joe’s Pizza 가 구글 검색창에 바로 나오죠. 근데 Joe’s Pizza 가 여러군데 나와요. 원조는 Bleecker 와 Carmine Street 코너에 있다가, 그 옆으로 이전한 7 Carmine St 에 위치하고 있고 Pino “Joe” Pozzuoli 가족이 1975년에 열었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 맨하탄에 네 곳과 브룩클린에 한 곳으로 총 다섯군데의 Joe’s Pizza 가 있고 맨하탄을 구경 중이라면 Greenwich Village, Times Square, Union Square, Upper West Side 중 가까운곳에 가셔서 맛 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Greenwich Village 지점은 2004년 스파이더 맨2 에 나오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스파이더맨 이자 주인공 피터 파커가 Joe’s Pizza 가게에서 배달원으로 등장 한다고 합니다. 영화는 233 Bleecker Street 에서 촬영되었고 현재 그곳은 젤라또와 초콜렛 숍이고 Joe’s Pizza 는 세 집 옆으로 난 7 Carmine Street 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Joe’s Pizza 는 뉴욕시에서 가장 정통적인 맛을 꾸준히 유지하는 피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해요. 그래서 인지 항상 사람이 많고 줄도 서야 할 때가 많아서 저는 잘 가지 않지만, 뉴욕에 온 김에 뉴욕 피자는 꼭 먹어봐야겠고 시간은 있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면 다른 곳에서 헤멜 필요없이 Joe’s Pizza 로 직행하시는게 빠를 수도 있어요. 그냥 눈 앞에 Pizza 집이 보인다고 뉴욕 피자 한번 먹어보자 해서 한 조각 먹었다는데 별로 일수도 있거든요. 크러스트의 식감과 토마토 소스의 감칠맛, 그리고 적당한 치즈의 분배가 뉴욕 피자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닌 것 같아요. 가끔은 냉동피자가 더 낫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도 있으니까요.
다음으로 소개 할 피자 집은 퀸즈에 위치한 195-09 69th Ave, Fresh Meadow 피자 입니다. 사실 동네마다 피자집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집 근처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배달을 시키거나 오다가다 한 조각씩 먹기도 하죠. 딱히 그곳이 맛이 있어서라기 보다 그나마 우리동네에서 좀 낫다 혹은 거기 밖에 없다, 근데 피자는 먹고 싶다 이럴 경우 가게 되는 곳 말이죠. 그러나 Fresh Meadow 피자는 그 동네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만큼 맛있었어요. 그 곳을 알게 된 건, 퀸즈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피자집이라고 해서 같이 가서 먹어 봤는데 한 입 베었을 때 이미 하나 더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죠. 그곳은 1970년에 오픈한 가게이고 아마도 퀸즈에 사시는 분이라면 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이 좋았던 건, 맛도 맛이지만 맨하탄 과는 다른 동네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평온하고 한적한 동네 분위기가 왠지 한국 처럼 저녁 되면 엄마가 ‘밥 먹으로 들어 와~’ 할것 같은 정겨운 분위기였죠.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가 출출하면 피자 한 조각 베어먹고 친구 집에 놀러가거나, 주말엔 피자 배달 시켜서 축구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그렇게 피자는 미국의 대중 간식이라고 생각합니다.

